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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비디오 가게의 추억과 토토의 천국

by 아날로그맨🐳 2024. 3. 30.

토토의 천국을 고등학생 때 보았으려나..

 

고등학생 때 비디오를 빌려 영화를 보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었다. 

1000원, 2000원이 일반적인 시세였는데 이 무렵 영화마을이라는 체인점이 들어서면서부터였나 비디오 가게들의 대여료가 갑자기 확 떨어졌다. 

동네에 영화마을 말고도 좋아하던 비디오 가게들이 2군데 더 있었는데 다양한 취향의 비디오들도 제법 많이 갖다 놓아 고를 수 있는 작품이 더 많아지면서 대여료 또한 500원, 300원 정도로 대폭 낮아졌다. 

음,, 신작은 여전히 2000원이었을지 모르겠으나, 그 때나 지금이나 나는 신작 영화에는 둔하고 무조건 매료되지 않는다.

 

떨어진 대여료만큼 매혹적이었던 것은 체인 비디오가게에서 발행되는 소식지였다. 

영화마을 소식지도 좋았고, 으뜸과 버금이었나?... 신문지 형태로 발행되는 소식지도 참 좋았다. 한동안 귀하게 모아놓고 보면서 볼 영화를 선택하고 취향을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영화마을 소식지 중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유명해지기 전에 "박찬욱의 비디오드룸"이라는 코너의 연재를 특히 좋아하였다. 영화에 대한 열정이 잘 느껴지면서 속도감 있게 몰입하여 읽게 만드는 글들이었다. 박찬욱 감독이 고등학생 때 한대수를 비롯 나와 비슷한 취향의 음악을 좋아하였다는 글을 그 즈음엔가 조금 후엔가 읽으며 동질감이 느껴져 더 좋아하기도 하였다.

 

이 비디오가게 소식지들은 물론.. 안타깝게도 나는 버린 적이 없는 (거 같은)데 이제는 없다.

 

음, 고등학생 때 수원 최초의 예술영화 전용관이라면서 단오극장이 개관하기도 하였다. 여기서 안개속의 풍경을 보았다. 이 시기는 예술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섭렵하고픈 욕구가 왕성하던 때라서, 영화가 진행될수록 졸음으로 무거워지는 눈꺼풀과 힘겹게 씨름하면서도 보려고 노력하였다.  

 

암튼 이런 분위기 속에서 토토의 천국을 비디오로 빌려 보았다. 

 

토토의 천국은 잊고 살다가 1, 2년전 즈음 갑자기 주제음악이 떠오르면서 이 음악이 어느 영화에서 흘러나왔더라... 떠오르지 않아서 며칠동안 생각해 보다가...

구승오빠가 만들어준 영화음악 팜플렛을 뒤적여 보면서 찾아냈다. 토토의 천국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그리움처럼 일었으나 쉽게 볼 만한 창구가 없었고 그 그리움은 그냥 흘려보냈다.

 

그러다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을 통해 어제 다시 보게 되었다.

 

삶이 자꾸만 새로운 일이 벌어지면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성장기에 나에게 벌어졌던 의미있는 일들 몇 가지가 변주를 이루면서 흘러간다는 이야기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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