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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자르크 님의 선물

1월 4일 歲新矣 君子履新 必其心與行 亦要一新 吾少時每遇新正 必預定一年工課

by 아날로그맨🐳 2024. 1. 4.

歲新矣 君子履新 必其心與行 亦要一新 吾少時每遇新正 必預定一年工課

세신의 군자이신 필기심여행 역요일신 오소시매우신정 필예정일년공과

 

군자는 새해를 맞으면반드시 그 마음과 행실을 새롭게 해야만 한다. 

나는 젊었을 때 새해를 맞으면 반드시 미리 일 년의 공부 목표를 정했다. <여유당전서>

 

나는 일 년의 공부 목표를 정하는 사람이 아니다.

연작언니의 선물에서 시작된 한자 따라 쓰기 다짐이 오늘로서 작심삼일을 넘겼다는데 매우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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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에 카페에서 

연작언니가 시간이 여유롭다면 서예를 배우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고,

나는 초4때 모든 진도를 뺀 담임 선생님께서 매일매일 서예를 하게 하셨다, 개별지도도 없었는데 매일매일 서예를 하니 저절로 글씨가 나아져 신기했었다, 수돗물로 먹을 가는데 진짜 먹물이 되는 것도 신기했다는 얘기를 했었다.

    

집에 와서 다산의 문구가 실린 일력을 다시 살펴보니 한자를 필사하면 좋겠다 싶었다.

집에 붓글씨펜도 넉넉했고 공책도 넉넉했고

새해초인 만큼 의지도 나름 넉넉하여 (방학이라 여유도 있고)  필사를 4일째 하고 있다. 

 

글씨를 쓰다보면 카페에서의 대화가 떠오르기도 한다.

일상 속 많은 일들이 서로가 서로의 복선이 되는 때를 자주 만나는 것 같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보면 연결되었다.

 

음.. 아마 우리가 결이 비슷한 사람이라 그런 거 같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시작하는 시점에 함께 한 이승우의 이국에서를 읽고 나서 서경식 선생님의 시의 힘을 읽는 중인데.

이 두 책도 역시 연결되었다. 

난민, 디아스포라,,를 대하는 보통 사람들의 관점, 그 관점을 얼마든지 조장할 수 있는 야만적 시스템, 정신 차리지 않으면 쉽게 그 관점에 매몰되는 우리들의 모습 등이 겹쳐졌다. 얼마전 본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도 연결되고.

사람들의 이기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천박함이 아닌 솔직함으로 대접받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나도 그렇게 굳은 의지와 신념이 있는 범인류애적 관점을 지닌 사람은 아니지만.

연작언니는 그런 사람이라서,

그러한 면을 타고 나기도 했고 그것이 옳은 것인 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서, 

연작언니를 보면 연작언니가 그러한 사람인 게 다행스럽고,

내가 그러한 점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사람인 것도 다행스러워서, 

배우고 닮아야지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