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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마므레 브레드 - 추운 날 대접받는 것

by 아날로그맨🐳 2024. 12. 31.

오늘은 한해의 마지막 날을 맞이하여 ㅎㅎ, 오랫동안 은근히 그리워 했던 마므레 브레드를 가기로 하였다.

마므레 브레드 쌀샌드위치를 처음 먹었을 때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빵이!! 감탄했던 기억이 뚜렷하다 ㅎㅎ

난 원래 먹는 걸로 잘 감탄하기도 하지만, 정말 빵 자체가 전에는 못 본 식감,, 부들부들 맛있었다.

2년 전까지 학교에서 단체 간식은 거의 마므레브레드 쌀 샌드위치였었다.

 

마므레 브레드를 가는 길은 뚜벅이로서 결심을 해야만 갈만한,, 무려 버스 2번 갈아타고 가야 했는데..

게다가 이 소도시는 버스노선이 많지도 않고 배차 간격도 드물고..

정말 결심해서 간 곳.

 

게다가 오늘은 어제보다 훨씬 추웠다. 어제 생각하고 충분히 두껍게 입지 않았음을 소용없이 후회를...

 

덜덜덜 추워하며 마므레 브레드에 도착하여 빵을 골라 계산대에 올렸는데 사장님 보시기에 내가 멀리서 온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

아니면 멀리서 오는 손님들이 종종 있는 가게여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더 사고 싶었으나, 특히 쌀샌드위치도 사고 싶었으나... 1인 가구로서 이만하면 많이 샀다.  사진은 집에 와서 찍음.

먹물크림치즈 식빵 단면. 치즈를 아낌없이.

 

사장님께서 멀리서 왔냐고 물으시길래 냉큼 버스 두 번 타고 왔다고 이르듯이 말하였다 ㅎㅎ

어디서 오셨냐고 하시길래 **초등학교 쪽에서 왔다고 하자, 거기 선생님이냐고 하시길래 얼떨결에 그렇다고 하였다.

원래 어디가서 선생님인 걸 드러내는 게 편치 않아 대충 둘러대곤 했는데 어쩌다 바로 수긍해 버렸다.

추워서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ㅎ

 

버스 배차가 드물고 또 너무너무 추우니...

사장님께 너무 추워서 그런데 버스 올 때까지 조금 앉았다 갈게요 라고 하니 사장님께서 흔쾌히 그러라고 하신다. 

 

그러시더니 기다리는 동안 커피를 주실테니 마시겠느냐고 뜨아 어떠냐고 하신다. 

멀리서 온 손님에게 대접하고 싶어 하셨다. 

어머나,, 생각도 못한 호의에다가 오늘 커피는 못 마시는 줄 알았는데 감사하다고 냉큼 호의를 받아들였다.

아마 내가 아주 큰 함박웃음을 지었을 것이다. 

잠시 후에는 초코쿠키나 에그타르트 둘 중 하나를 주시고 싶다고 ㅎ 커피와 마시면 어떻겠느냐고 하나를 골라보라고 하신다. 

세상에,, 이런 겹호의를!!

나는 또 사양하지 않고 게다가 에그타르트를 골라서 먹겠다고 하면서 ㅎㅎ 감사하다는 말밖에 못하였다.

 

추운 날 이렇게 대접받기.

한해의 마지막 날 따뜻하게 대접받기.

감사합니다. 

 

온기 속에서 먹으며 좀 차분해져서 둘러보니

매장에 테이블도 있고, 커피를 판다고 생각할 수 있었을텐데 ㅎㅎ

그 생각을 못하고 버스 올 때까지 있다가 가겠다고 했다가 커피도 얻어 마시고 에그타르트도 얻어 먹고,,,

추워서 제정신이 아니었나보다. ㅎ

 

사장님과 나는 정답고 기운이 나는 대화들을 조금 나누다가 

버스가 곧 온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왔다. 

사장님께서 남은 커피를 일회용 컵에 따라 주셨다. 

 

끝까지 고맙습니다, 사장님!

지금보다 더 번창하세요!!

 

버스를 타고 올 때에는 버스 기사님께서 다음 버스로 갈아탈 수 있는 정류장을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고

버스에서 내가 선 자리 앞에 앉은 아주머니께서는 내가 미처 몰랐던 코트에 묻은 커피 자국을 알려주시고 물티슈를 꺼내서 얼른 닦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완전히 안 닦여 남은 자국에 대해서는 나보다 더 안타까워 하셨다.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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