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첫날..
이 날은 많은 눈이 오기로 예보되어 있었고
그 보다 전에 윤고은의 북카페에서 백석 시인 특집을 한다는 예고가 있어서 기대되는 날이었다
눈구경을 잘 하기 위해서 책방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셋팅 ㅎ
겨울방학 들어서 처음 책방에서 시간을 오래 보낸 것 같은데, 역시 나의 감각은 방구석에 잘 맞는다
슈테판 츠바이크와 함께...
어제의 세계를 다 읽고 그의 위대한 정신에 좀 더 머무르고자 곧 읽을 책을 고르기 위해 갖고 온 책들.
일단 책은 골랐지만 책은 읽는 둥 마는 둥,, 창밖 눈구경에 당연히 마음이 쏠렸다 ㅎㅎ
이런 날씨에 백석특집이라니 딱 잘 어울렸다.
백석 시집은 예전에 사놓은 것들이 있어서 시집을 꺼내 시인들이 백석의 시를 읽어주면 찾아서 눈으로 따라 읽으며 들었다.
라디오를 다 듣고 본가로 출발했다.
책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를 챙겼다.
곡반정동 차고지로 버스 갈아타러 가는 길 눈밭에 발이 푹푹 빠졌다.
휴일이라 버스 배차간격이 더 듬성해졌을텐데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집에 가는 버스가 바로 왔다.
나는 명절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하여 음식을 먹지 않아 배가 고팠고 집에 가는 게 기대가 많이 됐다 ㅎㅎ
동태전을 당연히 먹고 ㅎ
만두를 에어프라이어에 돌려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여 그 말대로 하니 정말 맛있었다!
본가에서 읽으려고 가져간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이 얇아서 금방 읽고 뭐 읽을까 찾아보다가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를 읽게 되었다. 처음에는 순서대로 읽다가 곧 궁금한 시인들의 편을 골라 읽게 되었는데 그 중 백석 시인의 편도 있었다.
신경림 시인의 백석 시인에 대한 존경과 애정, 청년 문학도 시절 시와 문학에 대한 열망이 글에 베어 있으니 나도 비슷한 감정으로 동화되었다. 예전에 안도현 시인이 쓴 백석 평전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까닭도 이와 같았으리라. 백석 평전을 읽을 당시 언젠가 또 읽어야겠구나 생각했었는데 그 시기가 이제 왔구나, 집에 가면 다시 읽어야겠다 싶었다.
백석의 시는 향토어가 많아서 입말로 읽어야 한다.
활자로만 대한다면 낯선 낱말의 뜻을 어림하기 조차 어려워진다. 입말로 읽으면 발음이 닮은 낱말이 연상되어 조금은 시를 더 잘 느낄 수 있다.
나는 이제서야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을 소리내어 읽으며..
시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고조되어 가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낀 것처럼 감동하여 울컥하게 되었다.
이 경험이 신기하고 귀하여 연달아 시를 또 소리내어 읽었는데 다시 또 같은 부분에서 울먹하였다.
그리고 집에 와서 백석 평전을 다시 읽고 있는 중이다.
재미있는 것이 슈테판 츠바이크의 책은 다산초당 출판사에서 나왔고 백석 평전은 다산책방 출판사이다.
같은 출판사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연결고리로 생각되었다.
어쩌다 보니 이번 설은 백석과 함께 하는 셈이다.
북카페 백석 특집을 들은 것이 그 1탄이고,
집에서 읽은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의 백석 편이 2탄,
백석 평전이 3탄이다.
아무튼.
설날 아침에 먹은 떡만두국
고기 안 먹는 딸래미를 위한 매생이 떡만두국.
아, 전복도 들어갔다.
엄마에게 세뱃돈을 두둑히 드렸더니 엄마가 가만 생각하더니 좋은 패딩을 사야겠단다.
친구가 입은 패딩이 좋아보였단다 ㅎㅎ
이번 설에는 오랜 만에 본가에서 2박 3일 있다가 왔다.
거실에서 뒹굴다가 안방에서 뒹굴었다 ㅎㅎㅎ
거실에서 뒹굴 때는 tv나 영화를 보고 안방에서 뒹굴 때는 책을 읽었다.
책을 읽을 때에는 초침소리가 듣기 싫은 벽시계를 떼서 장농에 넣었다. 나는 아직도 이런 게 예민하다.
집에 와서 저녁으로 먹은 시금치 크림 뇨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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