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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콘크리트 유토피아

by 아날로그맨🐳 2023. 12. 12.

악의 평범성, 악의 자가증식을 보며 추웠다.

그런데 나는 그것에서 얼마나 무관할 수 있을까.

 

그리 오래되지 않은 언제부턴가 '부'에 대한 갈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일이 자연스럽고 당연스러워졌다.

'부'와 '인성'의 관계가 비례한다고 여기는 사람도 많아졌다.

음.. 솔직히 나도 완전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초등교사로서 아이의 성격을 집안의 환경이나 가정에서 어떻게 보살피는가에서 이유를 찾고 이해한 적이 많다. 

그래도 저게 다는 아니다라는 것에 더 방점을 찍고 싶다. 

 

상급지, 학군지로 이사가야 하는 이유들.

택배기사가 들려주는 다양한 집값의 거주민에 따른 사람을 대하는 예절과 온도의 차이.    

가난하면 자식을 낳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들.

가난한데 자식이 많은 경우 비아냥거리기. (자식이 비난하는 것은 그럴 수 있지만) 

점점 사람들이 '부'라는 제일의 가치에 압도되고 취하여서 옹색해지고, 무례해지고 그러한 자신들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것 같다.

 

부족함 없는 환경에서 구김살 없이 자란, 꼬인 것 없이 해맑은 사람들이 많듯이

결핍된 환경에서 자라 자격지심으로 주변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많다고 얘기한다.

(그래,, 이 말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가난'은 이제 인간다움을 보여주는 가치에서마저 열등한 취급을 받고 있으니,, 어디에서 눈치 안 보고 어깨 필 수 있을까.

 

천재지변의 재앙을 계급 사다리에서 점프할 기회로 여기는 사람들.

그것'만'을 위하여 다른 모든 인간다움의 가치는 쉽게 내버리는 사람들.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곳간이 아니라서 줄 것이 없다', '내가 살아야겠으니 너는 죽어도 되겠다.' 를 간단하게 설득해 버리는 말이 되어버리는 것이 춥고 무섭다.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다'는 비현실적인 전설같은 얘기가 돼버린 것 같다.

 

어느 커뮤니티에서 '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 박보영 캐릭터에 대한 답답함, 비난이 많아 놀랐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여전히 활발히 진행중이다.  

 

 

===

그래도 나에겐 박보영 캐릭터 같은 소중한 지인이 있다.

가까이에 있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바를 자연스레 하는

꿋꿋하게,

기꺼이 손해보는 쪽을 택하는,

처음엔 답답하지만 결국에는 매번

나를 안심하게 하고, 따뜻하게 하고, 조금은 따라하게 만드는

 

품위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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