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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미약하고 하찮은 사부작 성공기

by 아날로그맨🐳 2024. 3. 23.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brothers in arms

 

작년 알라딘 할인전 때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Half speed mastering, 45rpm으로 써 있는 음질이 정말 좋을 거 같은 버전을 샀었다.

 

큰 기대하고 감동받을 준비를 하며 돌렸는데...

세상에. 

마크 노플러 목소리가 가느다래져서 간사한 영감님 목소리로 들리는 거였다.

 

세상에 이럴 수 없어.. 갖고 있는 라이센스 반, 테이프를 동원하여 소리를 비교해 보았는데...

음질이 좋으면 뭐하나 마크 노플러 목소리가 훼손되었는데...

 

음악을 들으면 감상이 안 되고 내가 받은 것이 완제품이 아닌걸까 의심하고 원인이 뭘까 심란하기만 하였다.

 

음감을 한다고 지인들을 모셔놓고 음반을 돌렸을 때에도 다들 나와 같게 느꼈다. 마크 노플러가 이렇게 된 걸 허락했을 것 같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이후 이 음반은 속상해서 잘 꺼내지 않는 음반이 되었다가 며칠 전 오디오 카페에서 어떤 분이 이 음반 음질이 너무 좋다고 올린 글을 보고 다시 속상하고 의아한 마음이 상기되었다.

 

최근 알라딘 할인반과 hmv에서 진작에 주문하였으나 배송이 연기된 음반들이 도착한 시기가 겹쳐 들을 음반들이 엄청 많은데  ㅋ 

 

그 와중에도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음반을 다시 한 번 돌렸다. 그 사이 마크 노플러의 목소리가 본래의 섹시한 청년으로 돌아와주길.....

 

하... 그러나... 그럴 리가 없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음반을 돌리면서 

라이센스반도 다시 한 번 돌려보면서

감동의 시간이 아니라 속상함, 심란함, 의아함으로 뒤섞인 상태가 되었다. 디콕에서 음반평에 마크 노플러의 목소리 얘기가 있을 법한데... 없다. 내 꺼만 이상하다니...

 

혹시 45rpm이 아닌 33rpm일까 싶어 33rpm으로 돌려보니 당연하게도 너무 늘어지는 소리가 나고 말이다. 그러다가 45 속도를 좀 느리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45rpm속도에 대한 의심은 늘 있었으나 속도조절은 내가 손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어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러다 인터넷 검색도 하지 않고 일단 턴테이블을 가만히 보았다.

 

33과 45를 선택하는 단추 양쪽으로 솟아있는 기둥이 눈에 띄었다.

 

평소 조심성이 잘 없는 손이 저절로 45 옆에 있는 기둥을 조금 돌렸다. 

 

어머나... 속도가 조절 된다!!!

 

방향에 따라 속도가 느려지고 빨라진다!!!

마크 노플러가 매력적인 청년으로 돌아왔다!!!🎉🎉🤴 

 

DD-7이 초보자가 만지기에 쉬운 턴이라더니 과연 그렇구나.

 

하... 그런데 이걸 1년 만에 알다니...😅

 

사람이 참 단순하여 다시 음악을 들을 때에는 그간 괴롭게 한 불편했던 마음들이 어느새 사라지고 순수한 감동 모드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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